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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Book

190517 책리뷰, 90년생이 온다

1. 정시퇴근, 야근은 통제감을 잃는다는 것

두가지 상황을 생각해보자

1) 한국에서 일하던 신입사원을 미국 어느 시골동네로 보냈다.

워낙 시골동네라 인터넷도 제대로 안되고 회사밖을 보아도 온통 옥수수밭 밖에 없고 아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다면 정시퇴근을 위해 남은사람들을 뒤로 하고 사무실을 나가겠는가?

2) 회사 사무실이 강남역에 있다.

취미는 외부 볼링동호회이고 회사 주변에 동기들이나 친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면 별일없는 사무실에 늦은시간까지 남아서 일하게 시키는것은 굉장히 불합리하고 자유를 박탈당한 느낌이 들지 않겠는가?

- 요즘 세대의 야근, 박탈감

이 두가지 상황을 전제로 정시퇴근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것은 진짜 세대의 문제일까?

바뀐것은 세대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라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혼자서도 주변에 즐길것들이 넘처나는 환경에서의 야근은 부장님들이 신입사원일때의 야근과는 차원이 다른 박탈감이 생긴다.

90년대처럼 모든  회사원들이 다 같이 야근하는 바람에 퇴근해도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없다면 모를까 요즘처럼 혼자서 PC방에가서 컴퓨터 게임이나 휴대폰하고 놀 수 있는 상황에서의 정시퇴근은 너무나 소중한것.

- 문제는 상사는 옛날 사람이라는 것

문제는 회사의 상사는 옛날 사람이라 퇴근 이후 남는 저녁시간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익숙하지 않기에 의미있게 저녁시간을 보내는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것이다.

그렇기에 집에 가라고 해도 회사에 남아있으면서, 자기가 남았으니 부하직원도 남아서 일하는것을 바라는건데 다들 퇴근해버리니 서운하고 화가나는 것이다.

2. 90년대생은 왜 다를까

- 90년대생, 아니 그것보다는 08학번

80년대생이라고 정시퇴근하고 싶지 않았을까? 마찬가지였지만 90년대생이 불합리한것에 대한 목소리를 쉽게 낼 수 있는것은 내신 상대평가 교육과정을 겪으며 자라온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히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그렇게 생각하는데 대학시절 이 친구들은 정말 다르다라고 생각이 든것은 08학번들부터였다. 07학번까지도 나와 다른 세대구나라고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1년뒤에 들어온 08학번부터는 갑자기 느낌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개인적인 '느낌'들이 누적된것이라서 예를 들기 쉽지는 않지만 굳이 하나를 찾아보자머ㅜㄴ 대학교내에서 마케팅/컨설팅 학회들이 큰 인기가 생긴것도 이때부터였다.

누군가는 2007년 금융위기(리먼 사태, 서프라임 모기지) 때문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아무리 보아도 경제 상황보다는 어떤 학창시절을 겪었는지가 더 큰 영향을 준것같다.

- 내신 상대평가의 시대

그럼 내신 상대평가라는것이 왜 그리도 08학번 이후의 세대. 즉, 90년대생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까 생각해보면 불합리한것에 대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피해를 보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상대평가 이전 세대들에게 '나의 성적'은 우리반과는 독립적인 것이였다. 내가 전국에서 10만 3001등을 하건 10만 3002등을 하건 상대는 전국의 학생이였고 우리반, 우리학교에서의 나의 등수가 1,2등 차이나는건 상관이 없었다.

반면 내신 상대평가 세대들에게는 전국 모의고사 등수가 몇등인지보다 반에서 몇등인지가 중요하다. 같은 반 친구보다 잘하는게 훨씬 중요해지면서 내가 아닌 다른 친구가 불합리한 방법으로 성적을 잘 받게되는것은 큰 문제가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이 세대가 자라온 학창시절은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되면 바로바로 목소리를 내서 문제를 지적하고 이야기를 하는 세대가 된 것이다.

3. 대중매체의 주인 90년대생

- 소비자이면서 생산자

90년대, 생산수단이 없기에 직접적인 컨텐츠 생산자가 될 수 없었다. 어릴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은 기업이 만들어서, 어른들이 골라준 장난감들(미니카, 블루마블 등)

00년대, 인터넷 등장 이후 10대들이 만든 동영상이 UCC라는 이름으로 소비되었지만 여전히 UCC는 소득 창출로 이어지지 못해 세상을 바꿀힘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 시대까지는 경제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나이 이전에는 구매력을 가질 수 없고, 그렇기에 스스로 문화를 확장시키지는 못하고 결국 인터넷 안에서만 멤돌던 어린것들의 문화에서 끝이났다.

- 어린것들이 만든것이 대중화가 되고 있다.

유튜브가 UCC와 가장 큰 차이 나는 점은 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동영상을 만들어 기업에 파는 '기업에 종속된 형태'의 수익이 아닌 그것 자체로 돈을 만들어 내는 생산수단이 되었다.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 주류문화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방탄소년단,

대형기획사에서 만들어진 아이돌이 아닌 팬심으로 키운 BTS 같이 어른들이 가지고 놀라고 만들어 준 기존의 아이돌을 외면하고 직접만든 아이돌을 소비해서 주류로 만든것을 보면서 이 세대를 통해 자본주의는 많이 변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4. 자본주의는 어디로 가게 될까

- 우리는 왜 대학을 가고 직장에 취업하게 되었을까?

돈을 벌기위해서는 두가지가 필요하다. '생산수단' 혹은 '노동력'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생활비를 벌기위해 직장에 출근해서 노동을 해야한다.

그동안 생산수단(=자본)을 통한 소득이 '충분한 생활비'를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더이상 일을하지 않아도 되지만 구조적으로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기에 두번째 수단인 '노동력'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였다.

-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기업의 생리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얼마의 급여를 나누어 줄까?

딱, 먹고살만할 정도만 나눠주면 된다.

기초생활비+여가비 > 급여 > 기초생활비

가장 성과가 젇은 사람한테는 입에 풀칠 할 정도의 생활비만 주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한테는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 정도까지만 더 주면 된다.

중요한것은 어찌되건간에 아쉬울정도로 줘야한다는 것이고 최저시급 인상이나 정년연장 등 기업을 위협(?)하는 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면 물가인상이라는 이름으로 기초생활비를 올려버리면 된다.

동시에 TV를 통해 먹방 프로그램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핑, 욜로, 여행과 같은 여가비 사용을 촉진시킨다.

결국 늘어난 소득만큼 소비가 늘게되어 자본의 축적은 일어나지 않고 노동자들은 기존의 자본주의 시스템안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5. 90년대생이 만들어갈 세대

- 처음으로 생산수단 = 자본이 아닌 세대

그렇게 "생산수단 = 자본'이고 생산도 기업(자본가)이 하고 소비문화를 만드는것도 기업(자본가)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이였는데

지금의 BTS를 만든 세대들은 자본주의 등장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어릴때부터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세대, 자본가에 의해 계획된 소비를 하지 않는 세대의 탄생인것 같다.

- 만들어진 아이돌보다는 팬심으로 BTS를 키운 세대의 자본주의

지금 직장생활을 하는 80년대생들까지는 여전히 가보지않은 길에 대한 무서움과 두려움이 큰 세대라서 누군가 가이드라인, 올바른 길이라는것을 보여주고 그 길을 잘 따라가는것이 정답인 세대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세대는 처음으로 '생산 = 자본가, 소비 = 대중'가 아닌 '생산&소비 = 대중'인 세대 자기세대의 것을 더 윗세대의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친 세대여서 이 세대의 자본주의 세상이 참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