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묵칼레 마을 in 새벽
새벽 6시에 도착한 '파묵칼레 투어'앞에서 어디를 가야할까 고민할것도 없었다. 갈 수 있는 곳이 없었으니까, 목화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파묵칼레의 석회층은 24시간 개방인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마을쪽에로 올라갈 수 있는 입구는 8시에 개방, 차를타고 20분 정도 내려가면 갈 수 있는 또 다른 입구는 24시간 열려있었다. 6시에 도착해서 바로 갔으면 모를까, 굳이 돈을 추가로 내면서 다른 입구까지 가는건 다들 추천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는 파묵칼레에서 터키에서 했던 가장 바보같은 짓 중에 하나를 했는데 그게 바로 '파묵칼레 현지인 투어'였다. 파묵칼레 투어 예약은 한국에서 친구가 했는데(파묵칼레에서 페티예로 가는 버스 예매만 한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파묵칼레 투어도 예약해놓음) 이 파묵칼레 투어 가격을 알려주지 않아서 아직도 얼마인지도 모른다. 9시부터 시작하는 투어는 북문으로 이동하여 히에라폴리스를 올라갔다가 석회층으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마을에서 족히 10분은 타고 북쪽으로 가야 나오는 북문, 24시간 개방되어있다)
마을에서 아침이나 먹기로 하였는데 한국 라면파는 곳은 몇군데 열려있긴 했는데 마땅찮은 식당을 찾지 못해서 결국 '파묵칼레 여행사'로 다시 돌아왔는데 여행사에서 자기 사촌이하는 호텔에서 조식 10리라에 먹어라 했는데, 5천원쫌 비싼데?하다가 '호텔가서 아침먹고 있으면 투어시작하기 전에 호텔로 데리러 가줄게'라기도 했고 우리가 아침부터 다른 여행사 버스를 타와서 고생한 여행사 직원 생각해서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케이 했다. 안분지족
그렇게 여행사에서 추천한 곳으로 아침 조식을 먹으러 갔다. 호텔 이름이 Goreme hotel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얘네들은 말 장난을 좋아하는게, Goreme는 우리 카파도키아 숙소가 있던 지형이름인데 여행사 이름도 헷갈리게 파묵칼레고 호텔이름은 마치 서울에 있는 '부산호텔' 같은 느낌인지라 계속 알쏭달쏭하게 만들었다.
호텔에서 먹은 아침 맛이야 그냥 저낭 터키의 여느 호텔하고 비슷했는데. 카이세리 공항(카파도키아)에 내려서 만난 스페인 친구를 다시 만났다. 그때는 서로 숙소로 가느라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했는데 마침 아침을 먹으면서 이러 저러 이야기를 해보니, 터키에 오자마자 카메라도 고장나서 핸드폰으로 사진찍으면서 다니고 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살고 직장은 통신사에 다니며 어쩌구저쩌구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져서 사진도 찍었다.
(이스탄불 -> 괴레케 -> 파묵칼레까지 동선이 비슷해서 이래저래 만났던 스페인 친구 Alvaro)
그리고 이 친구는 '보드룸'을 통해 로도스 섬에 갔는데 우리는 이후 페티예를 거쳐 로도스 섬에가게 되었는데, 로도스에서는 만나지는 못했다. (페이스북에서만 서로 로도스에 있는지 확인만 함 ㅎㅎ) 다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페티예 대신에 보드룸을 통해서 로도스로 가고 싶다.
(조식 10리라에 먹은 호텔 괴레메 , 나름 평점 괜찮긴한데 부킹닷컴의 리뷰는 믿되 '평점'은 믿지말자)
(2) 파묵칼레 투어 with 히에라폴리스
파묵칼레 투어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먼저, 막상 남문쪽으로 올라가는 코스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마을 쪽에서 올라가는 석회층은 조금 더 가파르고 붐비는 코스라면, 남문쪽은 남들이 잘 찾지않는 쪽으로 올라가면(눈물 ㅠ) 완만한 경사에 한적하기도 했고 로마 유적지들이 많이 있었는데 일정 중간에 '셀축'처럼 터키의 유적지를 보러가는 일정이 없어서 유유자적하게 유적지를 보는 시간도 좋았다.
문제는 가이드의 마인드였다. 파묵칼레에 도착해보면 친족집단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전부다 서로를 사촌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가이드가 열심히 준비하고 설명해주는게 아니라 그냥 여행사 아저씨의 한 사촌인지 영어도 제대로 못하였지만 그것보다도 너무나도 의지가 없어보였다. 딱히 설명을 해주는거도 아니면서 사진찍으려고 하면 빨리빨리 따라오라고 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마을쪽에서 올라갔다면 올라간 방향으로 다시 내려와야 했을텐데, 같은 길로 올라오지 않고 한바퀴 돌았다는거에 의의를 두어야지.
* 가이드가 의지가 넘친다고 해도 투어로는 좋은 코스가 아닌것 같았다. 그냥 투어 없이 걷기만해도 충분한 코스
(지평선이 보이는 히에라폴리스 길, 호젓한 반면 조금 더 앞에 석회층에는 사람이 아주 바글바글했다)
(3) 석회층
석회층은 열심히 사진찍은 기억밖에 없다. 내려오는데 사진도 찍고, 물장구도 좀 치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걸린시간은 총 1시간 10분정도? 넉넉잡아도 1시간 반정도 걸렸고 오전 9시 시작한 투어는 석회층까지 돌아내려오니 1시가 되어있었다. 이후 투어에서 점심 먹으러가서 부페를 먹었는데 장사 엄청 안되는듯 시당에 우리밖에 없었고 처음에 마실꺼 뭐 먹을지 물어보던데 나는 후식으로 커피 한잔 먹을 생각으로 처음에는 아무것도 준비안했었는데 엄청 눈치를 줬다.
(4) ATM을 찾아서 PTT?
그렇게 점심먹고 투어가 끝나니 2시반정도 되었는데, 우리가 타고 갈 페티예 버스는 4시반에 출발할 예정이여서 2시간이나 있었다. 일단, 페티예에 도착하면 시간이 너무 늦어서 ATM 갈 시간은 없을것 같아서 ATM을 찾으러 나섰다. 처음에 찾아간 곳은 마을 안에 있는 PTT라는 곳, 은행이라고 불러야 할까? ATM 처럼 생긴 애가 있었는데 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 아무리 넣어도 인출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씨름하고 있었더니 직원이 나오더니 여기서 인출 할 수 없고 대로로 나가야 한다고 해서 겨우겨우 ATM이 모여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돈을 좀 뽑고 바로 옆에있는 호텔에 들어가서 페트 콜라를 하나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괴레메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너무 더워서 목이 말랐는데 현금 한푼이 없어서 점심 부페에서도 커피한잔 마시면서도 손 덜덜떨면서 마셔서 그랬는지 정말 시원한 콜라였다.
콜라를 마시고 4시반에 내려온 파묵칼레 여행사, 파묵칼레는 들릴까 말가 계속 고민한 계륵같은 곳이었는데 그래도 막상 가보니 좋았다. 그리고 우리 빼고는 거의 대부분 12시-1시 전후로 파묵칼레를 빠져나갔는데 그 시간에 빠져나가는것도 좋은 생각인것 같다. (그만큼 작고 별로 할게 없는 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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